본 연구는 다문화 가정의 고부갈등 요인과 과정을 살펴보기 위하여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시어머니와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6가정을 대상으로 해석학적 근거이론을 활용하여 2011년 8...
본 연구는 다문화 가정의 고부갈등 요인과 과정을 살펴보기 위하여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시어머니와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6가정을 대상으로 해석학적 근거이론을 활용하여 2011년 8월부터 11월까지 질적 연구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가 복잡한 고부 갈등 현상과 특수성을 간과하여 타당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면대면 심층면접을 통하여 동일가구의 고부갈등요인 및 과정을 알아본 후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밝혀진 다문화 가정의 고부갈등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이한 문화적 배경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고부간의 상이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경제적 문제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나타났으며 역할 및 생활 구조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시어머니의 고부갈등요인을 살펴보면 ‘한국 요리 서투름’, ‘못마땅한 가사 방식’, ‘불손한 태도’ 등으로 불만을 표출했으며, 결혼이주여성은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음식 및 지리적 기후, 시어머니와는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가치관 등에서 갈등을 경험하였다. 둘째, 시어머니의 부부관계 간섭은 갈등을 심화시킨다. 전통적인 부계사회의 영향으로 시어머니는 아들 편에 서서 영원한 지지자를 자청하고 망부석처럼 애정을 쏟는다. 이들은 부부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무조건 며느리를 훈계하는데 오늘날 부부평등이 강조되고 있으며, 며느리는 부부중심의 생활을 원하는 추세이므로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 훈계는 고부관계를 더욱 악화시킨다. 셋째, 시어머니의 권력이 며느리에게로 이양되고 있다. 결혼초기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던 결혼이주여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언어능력이 향상되면서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다. 이들은 시어머니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을 더 이상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며느리’로써 입장을 고수 하였으며, 결혼초기와는 달라진 며느리의 태도로 인해 시어머니는 고부갈등상황 속에서 노심초사하며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는 180도 다른 상황에서 ‘내우외환 시어머니’로 살아가고 있으며 권력과 지위가 며느리에게로 이양되어 가고 있다. 넷째, 다문화 가정 시어머니를 위한 지지체계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농촌이라는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혼이주여성은 가족 및 지역사회 지지체계, 공적인 지지체계, 자기 발전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반면에 시어머니는 가족 및 사회적 지지체계가 전혀 없고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 갈등상황에서 홀로 고립되어 있다. 따라서 긍정적 고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접근이 용이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습은 며느리를 이해하고 바람직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되어준다. 이러한 갈등 요인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갈등 과정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고부는 상이한 결혼동기를 가지고 한 가족으로 출발하는데 시어머니는 아들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이 어려워 외국인 며느리를 대안적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며느리는 한국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국제결혼을 선택한다. 따라서 결혼초기 배우자의 낮은 월 소득으로 인한 빈곤한 생활과 동시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한국에서의 삶에 좌절감을 느끼며 고부간에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기인한 문화적 차이로 갈등이 발생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기대했던 것만큼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자 훈계와 지시를 반복하거나 폭언을 행사하여 갈등이 증폭된다. 이 후 며느리의 한국어 능력이 향상되고 시어머니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정면 표출하면서 갈등위기 상황은 최고조에 이른다. 며느리의 공격적 행동으로 인해 시어머니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겉으로는 스마일’로 갈등에 대처한다. 이와 같이 표면적으로 부드러운 언행을 보이는 시어머니의 표현적 책략으로 인해 며느리도 표면적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데 이들의 행동은 가족의 해체를 바라지 않는 고부간의 공통된 이념이 작용하여 나타난 전략적 수용이다. 따라서 고부간에 겉으로만 갈등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갈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유보적 회피상황으로 볼 수 있으며 언제든 대립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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