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연어는 형식상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된 통사 구성이지만 자유결합 구성과는 달리 통사 규칙에 의해 구성요소 간의 결합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진다. 연어의 이런 특성...
한국어 연어는 형식상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된 통사 구성이지만 자유결합 구성과는 달리 통사 규칙에 의해 구성요소 간의 결합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진다. 연어의 이런 특성은 한국어에 대한 직관이 없는 외국인 학습자의 연어 습득을 어렵게 한다.
연어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 학습자는 고급 수준의 단계에 이르러서도 연어 사용의 오류를 빈번히 일으키게 되고 어색한 표현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외국어 학습의 궁극적인 목적인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이라는 점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 목적으로 한국어 연어의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을 연구하였다. 하나는 교육의 대상이 되는 학습용 연어를 선정하고, 선정한 연어 항목을 등급별, 범주별로 배열하여 한국어 연어의 교육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교육의 대상이 되는 한국어 연어의 특성을 바탕으로 교육 원리를 제시하고, 제시된 교육 원리에 따라 한국어 연어 교육의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2장은 한국어 교육적 관점에서 연어의 개념을 내리고 연어의 성립 조건을 구성적인 면과 의미적인 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한국어 교육에서 연어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연어의 개념에 따라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교육 방안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명사항/서술어’로 구성된 언어형식 중에서 연어핵에 의해 연어변이 다의화하였거나 연어핵과 연어변의 결합이 아주 제한적이어서 하나의 의미단위로 인식 가능한 구성을 연어라 정의하고, 구성상으로는 ① 기본 형식: 서술어 중심의 통사적 구성(X, Y: 구성성분), ② X, Y의 결합정도: 준 폐쇄적, ③ 구성성분의 지위에 따른 구성: 연어핵, 연어변의 조건을 만족하고, 의미적으로는 ① 구성요소의 결합으로 인한 의미관계가 A/B=AB 또는 A/B=AB', A/B=AC의 관계를 가짐, ② 고정적 의미단위화의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연어 관계에 있다고 한다.
3장은 한국어 연어를 효율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가를 살펴보았다. 한국어 연어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연어 교육을 위한 세 가지 원리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어휘 교육 원리를 적용하라는 것이다. ‘통사 구성’이면서 ‘하나의 의미단위’라는 양면성을 지닌 연어를 외국인 학습자에게 어떤 원리로 접근하여 교수․학습 방안을 모색할 것인가에 대해 문법 교육보다는 어휘 교육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어 연어는 구성요소 간의 결합이 규칙 비의존적이며 개별적이다. 이런 점에서 연어는 언어 규칙이 적용되는 단위라기보다는 어휘와 유사한 개별적인 의미단위로 다루어야 한다. 또한 연어의 반의관계와 유의관계를 통해 연어가 기존에 존재하는 단어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언어형식이지만 새로운 의미단위를 가진다는 점과 어휘화되고 있는 점을 통해 연어를 하나의 의미단위로 보아 어휘와 동일하게 인식하고, 연어 교육 원리를 어휘 교육 방법에서 찾았다.
둘째는 연어는 초급에서부터 교육하라는 것이다. 연어는 어휘들이 통합된 구성이며 구성요소의 의미가 전이되어 전체 의미가 결정된다는 특성으로 인해 중급 단계에서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연어는 하나의 의미단위로 인식된다는 점과 수많은 연어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초급 단계부터 교육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연어는 주제 중심으로 교육하라는 것이다. 어휘는 고립적이고 단편적인 제시 방식보다는 상위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는 어휘들의 목록을 제시해 주었을 때 학습자의 기억망 안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4장은 한국어 연어 교육을 위한 교육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였다. 교육 내용을 구성하기 위하여 이 연구는 학습용 연어 선정→ 주제/기능 선정, 배열→ 학습용 연어의 등급화→ 교육 내용 재구성의 절차로 진행되었다.
학습용 연어 선정을 위해 사용된 자료는 조남호(2003)의 「한국어 학습용 어휘 선정 결과 보고서」와 김하수 외(2007)의「한국어 연어사전」 그리고 이화여대, 고려대, 연세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경희대의 총 7개 대학기관의 한국어 교재다.
학습용 연어를 선정하고 난 후, 선정된 연어들을 조직하고 배열하기 위한 틀이 될 주제 항목을 선정하였다. ‘일상생활’, ‘여가생활’, ‘건강’, ‘생각과 감정’, ‘단체생활’, ‘대인관계’, ‘경제활동’, ‘사회와 문화’, ‘자연현상’의 9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이들 주제를 좀 더 작은 주제로 세분화한 후 학습용 연어들을 배열하였다. 다음으로는 주제별로 범주화된 연어들에 교육 등급을 부여하기 위해 등급화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따라 연어의 등급을 매겼다. 끝으로 이렇게 주제별, 등급별로 배열된 연어 항목들을 조직하여 한국어 연어 교육을 위한 교육 내용을 구성하였다.
5장에서는 4장에서 조직한 교육 내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교육 방안을 모색했다. 연어 교육은 ‘도입 - 제시 - 연습 - 사용 - 정리’의 보편적인 수업 모형을 따르되, 이 모형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교사 중심의 교육이 아닌, 학습자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일련의 교수․학습 활동들을 제시하였다.
연어 교수․학습의 활동들은 학습자가 새로 학습하는 연어와 기존에 학습한 내용을 연결 지어 학습자의 인지 구조 속에 연어 지식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이어야 한다. 학습자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자신의 연어 지식을 구조화하는 책략을 스스로 세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연어 교수․학습의 활동들은 언어사용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말하기와 듣기, 읽기, 쓰기 등의 언어 기능과 연계된 실제적인 과제 활동은 학습한 연어 지식이 이해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게 하고 연어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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