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세형돌날문화의 유적을 해석하고자 여러 관점에서 연구가 시도되었다. 그러나 석기의 제작기술·형태적 분석을 통한 유적·유물간 비교검토 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세형돌날문화의 유적을 해석하고자 여러 관점에서 연구가 시도되었다. 그러나 석기의 제작기술·형태적 분석을 통한 유적·유물간 비교검토 연구, 단편적인 자연환경 변화에 관한 연구만이 이루어졌을 뿐 환경변화와 그에 따른 인류가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관계에 대해서는 몇몇 연구를 제외하고 구체적인 해석이 시도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나라 후기구석기시대 말기 석기문화의 전개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이 시기의 자연환경변화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환경변화의 적응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석기문화의 전개양상을 확인하기 위해서 총 29개의 유적을 주요 하계망을 중심으로 권역을 설정하고, 각 권역별 유적군의 석기 제작기술·형태상 특징에 따른 속성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석기 분석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특징적 변화를 파악하고 앞서 살펴보았던 자연환경변화와 함께 환경변화의 적응과정에서 나타나는 후기구석기시대 석기문화의 전개양상을 종합적 해석을 시도하였다. 후기구석기시대 말기는 유적의 절대연대 측정값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략 15ka BP를 기준으로 약 20ka∼10ka BP 사이의 시기로 초창기 신석기시대 이전까지의 후기구석기시대 최말기까지 상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LGM을 지나 B/A에 기후가 상대적으로 급속히 온난화되지만, YD(약 12.9ka∼11.5ka BP)의 한랭한 기후가 약 1.3ka BP 동안 지속되다가 EHW의 기후가 점차 회복되는 혹독한 기후변동을 겪게 되는 시기이다. 또한 대략 10ka BP를 기점으로 기후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전 지구적인 한랭한 기후 환경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기후도 대체로 한랭 건조하였으며, 당시 서해 일대에는 바다가 아닌 국지적으로 사막지형이 펼쳐져 있는 초지경관이었을 것으로 상정된다. 이와 같은 기후환경에서는 1차 자원인 식물성 자원이 부족했을 것으로 여겨지며, 사냥의 중요성이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식물성 자원의 한정으로 인해 짐승들 역시 이동할 경우, 그에 따른 사냥감 감소 등 여러 변화요인이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후기구석기시대 말기에는 생계의 위험부담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으로 한두 가지의 동물을 집중적으로 사냥하거나, 중·대형동물 사냥에 치중하여 원거리 사냥에 나서는 등 생각보다 활동영역의 범위가 넓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 약 20ka∼15ka BP의 유적인 살펴보면 주로 양면박리원칙의 몸돌과 격지를 활용한 몸돌이 공반되며, 주로 타격면과 하단부 능선을 조정한 세형돌날몸돌이 확인된다. 약 15ka BP 이후 유적에서는 양면박리원칙의 몸돌과 격지를 활용한 몸돌 이외에도 각주형몸돌, 원추형몸돌, 원통형몸돌을 비롯한 부정형몸돌이 다양하게 확인된다. 특히 하단부의 전면이 아닌 일부분만 간단히 조정한 몸돌이 나타나면서 양면박리원칙의 제작기술에서 벗어나 격지나 조각편을 활용한 세형돌날몸돌이 확인된다. 이러한 몸돌의 등장은 변화된 환경적응 방식으로 도구제작의 인식이나 인지능력이 바뀜에 따라 나타났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세형돌날몸돌의 등장은 결합식 도구의 출현에 따른 석기의 경량화와 수리보수가 용이한 발달된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와 같은 기술은 휴대의 용이성 측면에서 수렵채집민의 이동성에 큰 이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정형적인 박리기술로 인해 하나의 원석에서 많은 석기소재를 박리할 수 있게 되면서 세형돌날로 다양한 결합식 도구를 제작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체로 15ka BP 이후부터는 점차 양면박리원칙의 틀로부터 자유로워진 다양한 시도가 확인되는데, 이는 점차 목적에 적합한 석기를 제작하기 위한 복합적인 기술의 시도로 판단된다. 또한 양면박리체계에서 벗어난 다양한 세형돌날몸돌의 제작기술은 각 기술체계 간 기술적 호환이 가능해지면서 수렵도구, 생활도구 또한 기술적으로 복잡한 분화가 나타나게 된다. 즉 세형돌날몸돌의 양면박리체계는 양면박리 찌르개와 화살촉으로 기술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새기개의 경우 세형돌날몸돌의 기술적 호환으로 인해 중앙 새기개, 대각선 새기개, 대칭·비대칭형 새기개, 구석 새기개 그리고 다박리면 새기개 등 여러 유형으로 다양해진다. 특히 찌르개와 화살촉이 공반하여 출토되는 유적의 경우 절대연대 측정값을 대비해서 살펴보면, 대체로 20ka∼15ka BP에는 찌르개의 비율이 화살촉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약 15ka BP를 기점으로 화살촉의 비중이 찌르개보다 점차 높아진다. 이와 같은 결과가 통계상의 표본군의 수가 적은 이유에서 보이는 단순한 오류이거나 찌르개의 경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상정해보면 이런 상관관계는 분명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주지했듯이 LGM이 지나고 기후가 온난해지는 시기와 더불어 YD의 한랭한 시기의 혹심한 기후환경변화는 앞서 주지했듯이 식물성 자원의 이용보다는 동물성 자원의 이용이 더욱 용이했을 것이다. 결국 경제활동의 영역변화에 따른 이동성과 관련하여 수렵도구의 활용비중이 달라졌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 양상이 바로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과정에서 나타나는 결과로 슴베찌르개와 화살촉의 비중의 차이에서 나타난다고 여겨진다. 특히 찌르개의 경우 MIS 2기의 어느 시기에 해당한다고 가정할 때, 중·대형 동물의 사냥용 창끝에 장착된 석기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약 15ka BP를 기점으로 기후를 회복하다가 YD의 한랭 건조한 기후 환경과 맞물리면서 유엽형 찌르개와 같은 양면박리 찌르개가 확인된다. 이러한 기술적 다양성은 세형돌날문화에서 나타나는 양면박리원칙 몸돌의 기술적 확장을 통해 복합적인 기술로 발전한 결과로 여겨진다. 또한, 양면박리원칙의 기술적 연속성은 이후 대략 15ka∼10ka BP에 출현하는 양면박리로 제작된 화살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눌러떼기로 전면이 가공된 화살촉의 출현은 양면박리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찌르개와 기술적 상관성이 엿보이며, 이런 기술적 연관성은 환경변화 적응에 따른 도구의 소형화 개념이 적용되어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양면박리 찌르개, 화살촉, 그리고 세형돌날을 활용한 결합식 도구의 사용은 슴베찌르개의 단점을 보완하고 극심한 자연환경변화에서 위험부담을 낮춰주고 효율적으로 수렵대상물을 사냥하는데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도구제작의 기술은 상호간 기술적 호환이 가능해지면서 복합적인 기술발전으로 나타나게 되었을 것이다. 이후 약 10ka BP의 초창기 신석기시대의 유적에서는 슴베찌르개는 확인되지 않으며, 양면박리 찌르개와 화살촉으로 대체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YD가 지나고 점차 온난해진 EH의 기후환경에서는 점차 이용 가능한 식물성 자원이 늘어남에 따른 이동성의 감소와 중·대형의 동물의 사냥에서 중·소형 동물로 수렵대상이 바뀌어감에 따른 도구의 선택적 전략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제주 고산리 유적에서는 만입형·어형촉 등 다양한 종류의 화살촉은 이전의 유경촉과 달리 기부의 목적이 자루와 결합목적 이외에도 미늘을 활용하려는 측면이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다양한 화살촉과 더불어 어망추를 포함한 석제추의 출토는 수렵채집과 더불어 어로활동 등 다양한 생업활동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 즉, EH의 온난한 기후는 생업자원의 다양성을 가져왔으며, 결국 수렵목적에 따른 도구의 분화가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이처럼 후기구석기시대 말기 수렵채집사회의 경제활동은 자연환경변화에 따른 식량자원의 영역변화에 따라 이동생활을 하는 유동성이 큰 사회였을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 많은 식량자원을 획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생존전략이 바뀌었을 것이다. 결국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방법으로 세형돌날문화 양면박리체계의 기술적 확장으로 석기문화가 점차 발전되면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후 이러한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YD의 한랭한 기후가 지나고 EH의 온난화되는 기후에도 빠르게 적응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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