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학습문화의 양상을 양적 접근과 질적 접근을 통해서 각 변인별(성적별, 계열별, 소재지별, 성별)로 어떠한 특징이 있으며, 그 유의한 차이가 무엇인지를 분...
본 연구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학습문화의 양상을 양적 접근과 질적 접근을 통해서 각 변인별(성적별, 계열별, 소재지별, 성별)로 어떠한 특징이 있으며, 그 유의한 차이가 무엇인지를 분석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교육정책 입안자들에게, 또 그들이 개발하는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편성에,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의 국어 교과목의 교수·학습 방법 개선과 교육 수요자들의 국어학습능력 신장에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각 변인별(성별, 계열별, 소재지별, 성적별)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 교과에 대한 선호도와 인식 정도는 어떠하며, 그 차이는 있는가?
둘째, 각 변인별(성별, 계열별, 소재지별, 성적별)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학습방법과 태도는 어떠하며, 그 차이는 있는가?
셋째, 각 변인별(성별, 계열별, 소재지별, 성적별)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어문규정에 대한 인지도와 준수 정도는 어떠하며, 그 차이는 있는가?
넷째, 심층면담을 통하여 내부자적 관점에서 본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반적인 국어학습문화의 양상은 어떠하며, 그 특징은 무엇인가?
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적인 조사연구와 질적인 면담연구를 실시하여 추진하였다.
우선 조사연구에서는 학생들의 국어 교과에 대한 선호도와 인식 정도, 국어학습방법과 태도, 어문규정에 대한 인지도와 실생활에서의 준수 정도 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J도내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 도시지역의 남학교 2개교와 여학교 2개교, 읍면단위의 농촌 지역 남학교 2개교와 여학교 2개교 등 각 4개교씩 8개교를 선정하였고, 이 중, 2학년 인문사회계열과 자연이공계열 각 2개 반의 학생 50명을 무선 표집하여 총 8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하였다. 그리고 이 중에서 본 연구의 목적에 맞는 자료인 491부의 설문지만을 추출하여 그 반응을 분석하였다. 또한 면담연구에서는 학생들의 국어학습활동 전반에 걸친 공유된 경험과 의미체계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조사연구와 같은 방법으로 선정된 8개의 학교에서 2학년 국어과 담당교사에게 각 계열별로 성적(상·중·하)에 따라 1명씩 6명을 추천받아 총 48명을 선정하였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약 4개월 동안 심층면접, 전화면담, 전자우편 등을 통한 방법으로 응답내용을 조사·분석하였다.
본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사연구의 통계처리는 SPSS/pc/(version 14.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으며, 수집된 자료의 각 변인별에 따른 하부요인의 구체적인 결과를 분석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백분율(%)을 적용하였고, 집단과 변인별 속성에 따른 반응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교차분할분석(x-Test)을 실시하였다. 다만 각 집단과 변인별의 어문규정의 준수에 대한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변량분석(ANOVA)을 실시하여 그 평균차이를 검증하였다. 또한 면담연구의 자료 분석은 Patton(1990)이 소개한 개별사례 분석과 상호관련 분석 및 해석에 따라 설계·자료수집·분석의 세 요소를 결합하여 성적을 기준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학습문화에 관한 일반적인 양상과 그 특징을 기술하였다.
이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교 학생들 중, 여학생·인문사회계열·읍면지역·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은 주로 국어교과를 선호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선호 경향은 대체로 교과의 내용과 성적, 학생 개개인의 언어활동 성향, 그리고 교과담당 교사에 대한 신뢰도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국어학습의 주된 목적을 한결같이 대학 입시를 위한 내신과 수능에서의 언어영역 성적 향상에 두고 있었으며, 이는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국어교육의 궁극적인 목표 진술이 그것을 구체화하는 교육과정의 내용에서는 학생들의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생들의 국어학습능력을 신장시키고 아울러 국어교육의 본질적 목표를 살리기 위해서는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이 지식의 전수가 아닌 지식활용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바꾸어져야 하며, 교육과정상의 교육내용도 현재의 국어과 영역을 재구성하여 정합성과 타당성을 고려하고 적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어과의 교육내용은 학습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과 할 수 있어야 할 것을 분명하게 제시하여 학습자의 요구에 적합하게 반영되어야 하며,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자의 학습과 수준을 최우선 고려하는 개별화 교육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둘째, 고등학교 학생들의 일부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은 EBS 방송이나 인터넷 강의를 청취하며, 다양한 형태의 학습자료를 활용하여 국어학습을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습서나 문제집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국어학습을 평소에 계획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다만 상위권 성적의 자연이공계열·시지역·여학생 등 몇몇 학생들만이 수업태도와 학습내용 정리 면에서 상대 변인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방과후에는 주로 선생님께서 부여해준 과제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는 경향이 뚜렷하였다. 학생들의 이러한 경향을 볼 때, 국어학습 방법과 태도는 그들 자신의 성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것은 교과 선호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따라서 국어학습에 있어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의 문화적 배경, 개인적 경험, 선행학습의 정도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학습의 의욕, 태도이며, 교사에게는 건강하고 밝고 명쾌한 교수방법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그들 스스로 국어교과를 공부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고, 국어학습방법에 있어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학습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은 국어의 어문규정과 문법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고, 국어생활에서도 잘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문규정에서 ‘로마자 표기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어문규정 준수 정도에 대한 평가문항에서는 비교적 높은 평균점수를 얻었지만, 인문사회계열·상위권 성적의 학생들만이 평소에 언어생활을 바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이들의 이러한 언어생활은 개인의 성격과 환경·문화적 차이, 국어학습능력, 평소의 언어습관, 그리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영어 몰입교육 등이 서로 상관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학생들로 하여금 국어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을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의 구실도 매우 중요하며, 어휘·어법·어문규정의 전체 틀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지도하는 학교 교육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습자 스스로가 자율적 탐구 능력을 기르고, 글을 쓰고 나서 스스로 표기의 오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자가 교정 능력’을 갖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정책 입안자들도 외국어 습득과 아울러 강력한 모국어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째, 고등학교 학생들은 국어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독서 경험과 어휘어법, 그리고 표현의 이해라고 말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독서 경험’은 이들 모두가 중핵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학습유형의 면에서는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은 자기 주도형을,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은 타인 의존형의 양상을 보였으며, 학습방법 면에 있어서는 이들 대부분이 대학입시를 위한 문제풀이 중심의 양상을, 학습공간 면에서는 학교 보충수업과 EBS 교육방송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언어활동 상황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국어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는데,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공동체 구축을 통한 국어생활과 독자성·유연성·흥미성·편리성 등을 추구하는 국어생활, 그리고 어문규정 일탈 행위로서의 국어생활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은어나 속어, 이모티콘 등의 사용이, 또는 줄여 쓰기와 소리 나는 대로 쓰기 등의 파괴된 언어 형태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임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우리말을 왜곡시키고 있었으며, 이를 유희적 초점에 맞추어 빈번히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올바른 국어학습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어교육정책 입안에서부터 학습현장 실천에 이르기까지 교육수요자적인 관점에서 교육과정이 편성되고 운영되어야 하며, 아울러 국어교육의 중핵인 독서력이나 어휘·어법과 표현에 대한 이해력 신장을 위해 구체적인 교수·학습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국어학습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국어생활 측면에서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어문규정과 문법을 바탕으로 바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은 물론 국가나 사회까지 통신언어 사용에 대한 규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사이버상의 국어생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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