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10년대 조선총독부에서 간행된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과 <<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1915)을 중심으로 1910년대 보통학교 ‘조선어 교과서’의 ...
본 연구는 1910년대 조선총독부에서 간행된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과 <<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1915)을 중심으로 1910년대 보통학교 ‘조선어 교과서’의 내용과 성격을 다룬 연구이다.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은 1911년부터 보통학교에서 사용된 조선어 교과서로 전체 8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과서는 조선총독부가 통감부 시기에 간행된 <<普通學校 學徒用 國語讀本>>(1907)을 <敎授上의 注意并字句訂正表>(1911)에 의해 일부 내용을 정정한 교과서이다. 따라서 통감부 시기에서 조선총독부 시기로 넘어가는 과정 즉 식민지 전후 보통학교에서의 조선어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조선어 교과서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1915)은 1915년부터 보통학교에서 사용된 교과서로 조선어와 한문을 같이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과서이다. 한문 교과와 묶여진 형태로 전체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과서는 조선총독부의 본격적인 식민지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제1차 조선교육령>과 이에 따른 <보통학교 규칙>에 따라 간행된 교과서로 조선총독부의 본격적인 식민지 언어 정책과 보통학교에서의 조선어 교육의 방향, 조선어 교과 유지 이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교과서가 국가의 교육 목표 및 교육 정책을 철저히 구현하는 도구라는 측면에 주목하여, 식민지 조선에서 총독부 주도하에 이루어진 조선어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교과서를 통해 보고자 했다. 특히 <한일 병합 조약> 이후 간행된 두 ‘조선어 교과서’를 통해 식민지 이전 교과서에 비해 형식과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고 이를 통해 각 교과서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식민지 조선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어와의 관계에서 파악될 수 있다. 객관적 실체로서의 ‘한국어’는 식민지 이전에는 ‘국어’로 불렸다. 그러나 식민지 이후 ‘일본어’가 ‘국어’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국어’였던 ‘한국어’는 ‘조선어’로 불리게 되었다. 식민지 이전이나 이후나 ‘한국인’ 교사가 ‘한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러나 식민지 이후 교육 주체와 교육 목적이 달라졌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같은 ‘형식’, 같은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교육의 주체와 교육 목적이 달라지면 그 ‘형식’과 ‘내용’이 가지는 의미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과 <<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1915)에서 너무나 잘 드러난다.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통감부 시기에 간행된 <<普通學校 學徒用 國語讀本>>(1907)과 체제와 내용상의 차이는 거의 없이 <敎授上의 注意并字句訂正表>(1911)에 의해 일부 ‘字句’만 정정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삭제된 내용은 조선의 황실 기념일, 역사, 인물, 정치 제도와 관련된 것이었고, 반면 추가된 내용은 ‘紀元節’, ‘天長節’과 같은 일본 축제일과 ‘朝鮮總督府及所屬官署’ 와 같은 정치 제도와 관련된 것이었다. 즉 조선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은 완전히 삭제되었고 일본의 정체성과 관련된 내용은 일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普通學校 朝鮮語及漢文讀本>>(1915)의 경우 체제 측면에서 <<普通學校 學徒用 朝鮮語讀本>>(1911)에 비해 체계화 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한문과 통합 교과서가 되면서 조선어 교과서로서의 정체성은 약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천황, 역사적 인물, 일본 지리 등 일본의 정체성과 관련된 단원이 대거 실리게 되고, 일본의 교육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敎育에 關ᄒᆞᆫ 勅語’에서 강조한 ‘수신’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추가되었다.
그렇다면 두 교과서의 내용 중 통감부 시기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추가되거나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 내용의 경우 그 성격이 통감부 시기 교과서의 성격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먼저 언어사용기능, 언어지식, 문학과 같은 언어 교과서로서 측면을 보면 통감부 시기 교과서에 비해 언어 교과서로서의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식민지 이후 ‘국어’의 역할은 일어가 담당했고 조선어는 ‘지방어’의 역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사용기능과 언어지식의 경우 기초 문식성 교육과 편지, 속담 등 제한된 영역에 대한 내용만 실렸고, 문학의 경우도 교훈을 주는 내용 중심으로 단원이 구성되었다. 범교과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 도덕교육과 관련된 ‘수신’, 보통지식과 관련된 ‘지리’, ‘이과’, ‘실업’ 과 같은 내용의 경우 통감부 시기 교과서와 총독부 시기 교과서에 중복되어 실린 내용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범교과 지식과 관련된 교육도 통감부 시기에는 ‘(대한제국) 國民敎育’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었다면 총독부 시기에는 ‘忠良한 (일본)國民을 養成’하기 위한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10년대 보통학교 ‘조선어 교과서’가 통감부 시기의 국어(조선어) 교과서와 내용상 큰 차이가 없더라도 삭제되거나 추가된 내용은 교과서의 성격을 규정하는 국가 이데올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경우도 총독부 시기 교육 목표와 교육 주체가 달라졌다는 측면에서 그 성격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총독부 시기 ‘조선어 교과서’는 언어 교과서로서의 기능보다는 범교과 지식을 학습하는 기능이 더욱 강조되었다. 언어 교과서의 기능은 국어(일어) 교과서가 담당하였기 때문에 ‘조선어 교과서’는 범교과 지식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 문식성 교육 정도만 다루면 되었다. 그리고 범교과 지식을 ‘조선어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이유는 결국 ‘忠良한 (일본)國民을 養成’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다른 교과가 모두 일어로 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본어가 미숙한 조선인 학생들에게 ‘敎育에 關ᄒᆞᆫ 勅語’에서 강조한 내용이나 식민지인 양성을 위한 근대적 지식을 가르치기 위한 수단으로서 ‘조선어 교육’이 필요했고 그 교재가 바로 ‘조선어 교과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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