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삶을 토대로 문식성 교육실태를 살펴보고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상황에서 문식성 제고의 단초가 되는 독서능력 향상을 위해 다문화가정이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삶을 토대로 문식성 교육실태를 살펴보고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상황에서 문식성 제고의 단초가 되는 독서능력 향상을 위해 다문화가정이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지금까지 다문화가정에 대하여 다양한 각도의 연구가 학계에서 진행되었고, 많은 학문적 성과가 도출되었다. 그러나 현실적 생활과 문화적 환경에 인식적 기반을 두고 다문화가정 이들의 입장과 시선에서 상황을 검토하고 분석하는 연구는 미흡하였다고 사료된다.
이에 연구자는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 여성으로서 초·중·고등학생 등을 자녀로 두고 있는 외국인 어머니 7명과 심층면담을 실시하여 수집한 구술(口述)을 주요 자료로 채택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질적인 이 연구는 구술자 7명의 사적(私的)인 기억의 공간과 경험, 심리를 바탕에 두고 미시적으로 접근·기술하였다.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이 자녀의 문식성 향상을 위해 채택한 방법, 직면했던 고충 등을 추적하면서 우리 사회와 학교에 희망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인지 그들의 목소리와 경험으로 재현하는 데 연구의 방향을 맞추었다.
심층면담에 참여한 구술자들은 자신의 한국어 활용능력이 미비하다고 자체 평가할 경우, 또는 발음상태가 현저히 저조한 경우 자녀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는 대신 카세트테이프, CD 등 오디오북을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발음이 좋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학습한다는 차원에서 어린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자신을 위한 공부를 겸한 경우도 발견되었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의 다양한 한국어 학습경험은 그 자녀들의 한국어 입력 및 활용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다문화가정 어머니 자신이 한국어 학습 및 활용에 대하여 스트레스를 받거나 두려움 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자녀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거나 교육의 적정 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진행한 경우도 포착되었다. 이런 사례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문식적으로 일반 한국학생들에 비하여 읽기, 쓰기, 어휘, 이해도 등에서 낮은 수준의 한국어 활용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다문화가정 어머니라 할지라도 자신이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학습하고, 자녀에게도 일반 한국가정 못지않은 열정으로 교육을 시킨 경우에는 자녀들이 학교 교육을 적극적으로 따라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등생으로 두각을 나타낸 사례도 있었다.
그런 반면에 자녀의 문식성이 저조한 경우,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은 심리적 불안감 속에서 자구적으로 사교육을 통해서 해결의 통로를 마련하려 한 노력의 흔적도 파악됐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교육 과정을 통해서 효과를 보기도 하였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에 그대로 머물기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한국에 이주한 이후 자신들이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다문화가정의 문식성 교육실태에 대해 구술해 주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사적인 단견일 수 있겠지만 다문화가정의 성숙한 정착과 문식성 제고를 위하여 국가 및 각계각층에 기대하는 바를 아래와 같이 피력하였다.
독서 방문교사 지원, 도서비 지원, 다문화지원센터 내 한국어 전문교사 배치, 초등학교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독서수업 운영, 다문화가정 아동 심리치료, 다문화가정 초등1학년생에 대한 한글지도, 다문화지원센터 주말 운영, 초등학생 다문화가정 어머니 교육, 한국 일반학생들에 대한 다문화 교육, 다문화가정 어머니 국가 도서배치, 전문 인력의 멘토링제 운영 등을 요구했다.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다문화가정은 대한민국을 이루는 국민의 일원이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이들이 겪는 고초와 난관을 방관할 수 없다. 물론 지금도 국가와 사회적 차원에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과 노력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 방향, 시점, 즉 적재적소와 적기에 이루어지는 지원이 최상의 효과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중론일 수 있다. 적기와 적소를 놓친 지원은 그 영향과 효과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사회는 보다 더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을 그들의 입장과 상황에서 열어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행정편의주의와 관료주의적 관점에 의하여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이 아닌 곳으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자각하고 책임과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식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여건과 인식적 지평까지 고려한 다각적인 문식성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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