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암 박지원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사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작문 지도 방안을 모색한 연구이다. 연암 박지원은 여러 작품을 통해 생태사상을 반영한 글...
본 논문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암 박지원의 작품에 나타난 생태사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작문 지도 방안을 모색한 연구이다. 연암 박지원은 여러 작품을 통해 생태사상을 반영한 글쓰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의 작품에 드러난 자연 사물은 인간의 삶과 현실 그리고 현실세계와 맞닿아 있다. 나아가 자연사물을 단순히 소재 차원이 아닌 평등과 공존의 시각에 입각한 자기반성과 성찰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같은 연암의 생태사상이 드러난 글쓰기를 본고에서는 ‘생태적 글쓰기’라 한다.
생태적 글쓰기는 인간 삶을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인간 감성 회복을 도모하는 글쓰기다. 따라서 본고는 연암의 생태적 글쓰기가 잘 드러난 작품을 선정해 크게 세 가지의 생태적 글쓰기 양상을 분류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작문 지도법을 제시하였다. 연암의 생태적 글쓰기 양상은 기존 연구자의 활물(活物), 사이(中), 명심(冥心)의 생태학 분류를 참고하여 각각 사물의 입을 빌려 쓰기, 주변을 중심으로 끌어들여 쓰기, 다양성 발견하여 쓰기로 구분하여 살폈다.
먼저, ‘사물의 입을 빌려 쓰기’는 자연을 대상의 자리에서 주체의 자리로 옮겨 놓음으로써 그것들에 감성을 부여하는 작문 활동이다. 이 같은 쓰기를 통해 학습자는 타자적 존재를 이해하는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을 중심으로 끌어들여 쓰기’는 평소 기피하거나 무관심했던 주변의 대상에 관심을 갖고 중심에 세워보는 쓰기로 학습자는 대상에 대한 존중과 평등의 시각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다양성 발견하여 쓰기’는 사물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거두고 진중하면서도 섬세한 관찰로 대상의 새로운 모습과 의미를 발견하는 쓰기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생각과 지식의 폭이 넓고 깊어 질 것이며, 대상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연암의 생태적 글쓰기 양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교수-학습론을 고찰한다. 본고는 작문 지도법을 고안함에 있어 실제 교육현장에 적용할 만한 실질적 방법론 제시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본고에서 연암의 생태 글쓰기에 주목한 까닭은 현대의 생태 위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사상의 필요성과 현대의 청소년들의 언어와 감성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글쓰기는 인간내면의 이성과 감성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글을 읽으며 슬픔과 위안을 얻는 것처럼 글을 직접 쓰는 작업을 통해서도 내면을 갈고 닦으며 감성의 회복과 치유를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고는 연암의 생태 사상에 기반한 작문 지도를 연구하였고, 이 같은 연구는 기존의 연암 글쓰기 연구가 이론적인 데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연암의 많은 작품을 수록하지 못했다는 것과 생태 글쓰기 자체의 구체적 작문법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아있다. 앞으로 생태 글쓰기라는 구체적인 개념의 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생태 글쓰기의 기본 틀이 될 만한 모형이 연구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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