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사용하여 소통을 하는 도구인 SNS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 신생 매체를 언어학적으로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아직 극소수의 연구만이 진행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텍스트 생산/수용의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하는 SNS를 텍스트 언어학적 접근을 통해 연구해보기로 하였다.
먼저 SNS가 의사소통 도구로 쓰인다는 점에서 SNS 텍스트를 소통적 텍스트로 간주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보그랑드/드레슬러(1981)가 모든 텍스트의 소통적 특성을 강조하며 제시한 일곱 가지 텍스트성 기준에 주목하게 되었다. 물론 이 일곱 가지 기준을 통해 절대적인 구분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연구자들로부터 제기되었으나, 결국 한계점을 보완할만한 근본적인 대체 기준 제시로 이어지지 못했고, 여전히 보그랑드/드레슬러의 텍스트성이 텍스트 분석의 기본 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일곱 가지 텍스트성 중 의도성은 브링커가 제시한 텍스트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보그랑드/드레슬러가 텍스트성을 제시하기에 앞서 언급한 텍스트 생산/수용 단계 중 가장 첫 단계인 계획 단계에서 텍스트 생산자는 “수단-목적-분석”을 기초로 하여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적절하게 텍스트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데, 즉 의사소통의 시작점인 텍스트 생산의 시작은 어떤 목적을 텍스트에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 관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브링커는 텍스트기능을 제시하며 “일정한, 관습적으로 타당한 곧 의사소통 공동체에서 구속력 있게 규정된 수단들을 인용하여 텍스트에 표현된 생산자의 의사소통 의도”라고 했는데, 바로 보그랑드/드레슬러가 제시한 의도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오스틴과 서얼의 화행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한 브링커는 발화수반행위와 발화효과행위에 초점을 두고 다섯 가지 기준을 마련했으며, 그 다섯 가지에 해당하는 각각의 기능(제보, 호소, 책무, 접촉, 선언)은 텍스트 생산자의 의도와 일치한다. 물론 여러 문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텍스트에는 각기 다른 여러 가지의 기능이 공존하지만, 그 중에서도 텍스트 전체의 기능을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지배적인 기능이 존재하고, 수용자는 그 기능에 따라 생산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텍스트기능을 파악하는 데에는 문법표지와 맥락표지가 사용되는데, 문법표지로는 수행동사나 문장형태 등이 있다. 어떤 텍스트를 생산하고 수용하는 데에는 반드시 특정 상황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 상황으로부터 맥락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법표지보다는 맥락표지가 텍스트기능 분석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두 표지와 브링커가 각 기능을 설명하며 제시한 풀어쓰기를 기본도구로 삼아 2012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국과 독일의 정치인들이 트위터에 작성한 텍스트를 분석하였다. 정치인의 범주는 사전적 정의를 임의로 해석하여 만들었고, 분석 대상이 되는 텍스트의 범위도 분석이 용이하도록 임의적으로 제한하였다. 범위의 제한과 대상의 선정 과정에서 임의적 해석이 객관성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두 나라의 정당이나 선거와 같은 정치 구성요소들을 두루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은 호소 41.56%, 제보 38.63%, 접촉 10.5%, 책무 9.31%, 선언 0% 순으로 나타났고, 독일은 제보 79.1%, 호소 13.7%, 접촉 6.99%, 책무 0.21%, 선언 0% 순으로 나타났다. 양국 모두 분석 기간에 선거가 있었으나 선거의 규모가 달랐고, 지지를 호소하거나 공약을 하는 방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정치인들은 직접적으로 호소를 표명한 반면, 독일 정치인들은 상대방에 대한 비판이나 비하 발언을 많이 했고, 한국 정치인들이 직접적으로 공약을 그대로 발화한 반면, 독일 정치인들은 그 공약의 배경이 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텍스트를 많이 생산했다. 따라서 한국에 비해 독일 정치인들이 호소기능이 드러나는 텍스트를 현저히 적게 생산했고, 책무기능이 드러나는 텍스트는 전체 중 0.21%에 불과할 정도로 적었다. 또한 정치인이 선언과 관련된 발화를 할 기회가 극히 드물고 트위터라는 매체가 모두에게 공적인 영향력을 갖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선언기능이 드러나는 텍스트는 단 한 개도 생산되지 않았다.
이 연구를 통해 한국과 독일의 정치인들이 트위터라는 SNS 매체를 통해 주로 어떤 목적을 갖고 발화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도에 높은 가치를 두고 분석을 시도하다보니 정치인이라는 특수한 집단과 트위터라는 단 하나의 매체로 분석의 범위를 상당 부분 제한하게 되었다. 때문에 최초에 인식한 “SNS를 왜 사용하는가?”라는 문제에 관해서 보다 넓은 범주에 해당하는 일반적인 분석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연구 방법은 연령, 성별, 직업군 등의 다른 기준에 의해 나누어진 집단에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보다 다양한 집단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그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더욱 일반적인 논의를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정치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소속 정당의 색깔에 따라 텍스트기능을 다시 분류해 볼 수 있고, 좁게는 정치인의 선거전략 수립이나 지지기반 마련에서부터 넓게는 사회, 정치, 행정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현대 정치활동 방향 분석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결과의 유의미한 재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주기적, 장기적으로 할 수 있다면 정치적 쟁점의 변화나 거기에 임하는 정치인들의 자세 변화 또는 유권자를 대하는 자세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일반적인 영역에서의 분석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분명 다양한 관점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기초연구로서 그 의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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