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한 외국어 구사 능력의 신장이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의사소통 능력 신장에 중점을 둔 영어 교육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인물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제 7차 교육 과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는 목표를 기본으로 하는 7차 교육 과정 안에서도 중·고등학교에서 학습해야 하는 기본 어휘를 선정하여 제시할 뿐 어떻게 목표 어휘를 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어떠한 방법으로 효과적인 어휘 학습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적인 모색은 여전히 교사와 학습자가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영어 교육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쳐져 왔던 분야는 읽기로서 어휘 학습은 읽기 능력 신장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어휘 능력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선행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고 언어의 이해 능력과 표현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어휘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함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어휘 학습을 읽기 능력의 주변적인 요소로 간주하는 것은 자연주의적 접근법에 기반한 것으로 어휘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어휘를 습득한다는 원리에 근간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목표 언어의 입력이 풍부한 ESL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며 교실 수업 이외의 독서나 상호작용에서 얻어지는 어휘의 우연적 학습의 기회가 거의 불가능한 우리나라와 같은 EFL 상황에서는 사실상 어휘를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우연적으로 학습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을 위해서는 제한된 영어 입력만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어휘를 학습 할 수 있도록 어휘 학습의 방법과 전략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나라 영어 교실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어휘를 학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어휘를 가르칠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정의 중심 어휘 지도 방법과 문맥 중심 어휘 지도 방법을 활용하여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교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자는 이들을 단독으로 사용하여 어휘를 교수하는 것보다는 병행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두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되 방법상의 차이에 따른 효과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 실험 연구는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 116명을 대상으로 어휘 교수 방법에 따라 네 집단으로 나누어 3주간 총 6차시에 걸쳐 실시하였다. 네 집단의 어휘 제시 방법은 첫 번째 집단에게는 문맥을 먼저 제시한 후 뜻을 한국어로 주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한국어 뜻을 준 후 문맥을 나중에 제시하여 주었다. 세 번째 집단은 문맥을 먼저 제시한 후 뜻을 영어로 제시하여 주었고 네 번째 집단은 뜻을 영어로 준 후 문맥을 나중에 제시하여 주었다. 평가는 단·장기 이해력 시험과 표현력 시험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 결과는 삼원분산분석과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집단 간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Tukey 사후 검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문맥제시 시기와 의미제시 언어를 달리 했을 때에 따른 어휘 학습의 효과에는 이해력과 표현력 향상 모두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즉, 단·장기 이해력 및 표현력 시험 결과 이해력에 있어서는 단기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표현력에서는 단기 효과와 장기 효과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왔다.
이해력 평가의 총점을 중심으로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면, 먼저 어휘 학습의 단기적 효과 평가에서는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장기적 효과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단기와 장기 평가 모두에서 문맥을 먼저 제시한 후 뜻을 한국어로 준 집단의 평균이 가장 높았으며 문맥을 제시한 후 뜻을 영어로 준 집단의 평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즉, 이해력 향상에 있어서는 문맥을 먼저 제시 하는가 나중에 제시하는가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으며 의미제시를 한국어로 하느냐 영어로 하느냐가 학생의 어휘력 향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고 특히 장기적인 효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학습자 수준에 따른 네 집단의 점수 차이를 비교해 보면 단기 효과면에서는 상위와 하위 학습자 모두 각각 네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장기 효과면에서 살펴보면, 상위 집단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하위 집단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는데, 문맥을 제시한 후 뜻을 한국어로 준 집단이 두드러지게 높은 점수를 보였고, 한국어로 뜻을 준 후 문맥을 제시한 집단이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나 나머지 두 집단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이는 장기 기억으로 갈수록 영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의미제시를 한국어로 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표현력에 있어서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어휘 학습의 단기적 효과와 장기적 효과 평가에서 모두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평균은 단기와 장기 평가 모두에서 문맥을 먼저 제시한 후 영어로 뜻을 준 집단의 평균이 가장 높았으며 한국어 뜻을 준 후 문맥을 제시한 집단의 평균이 가장 낮았다. 학습자 수준에 따른 네 집단의 점수 차이를 보면 단기와 장기 효과면에서 모두 하위 집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상위 집단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것은 어휘의 표현력에 있어서는 장기적으로 갈수록 영어 능력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문맥을 먼저 제시하는 방법이 문맥을 나중에 제시하는 방법보다 효과가 있었고 한국어로 의미를 제시하는 것보다 영어로 의미를 제시해 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볼 수 있다.
본 실험 연구의 결과에 비추어 향후 문맥제시와 정의 중심을 활용한 어휘 학습이 영어 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어휘의 뜻을 한국어로 주느냐 영어로 주느냐는 영어 능력이 우수하지 못한 하위권 학습자들의 이해력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영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새로운 어휘를 가르칠 때 쉬운 영어 풀이라 할지라도 영어보다 한국어로 뜻을 주었을 때 장기적으로 오래 기억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위권 학습자들의 경우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는 것이 영어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7차 교육 과정이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하위권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수업시간에 모국어를 혼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 이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할 수 있다. 둘째, 영어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의 경우 표현력 향상에 있어서 뜻을 한국어로 주느냐 영어로 주느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영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의 경우 새로운 어휘를 가르칠 때 뜻을 한국어로 주는 것 보다 쉬운 영어 풀이로 가르칠 때 더 오래 기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직도 영어를 모국어로 가르치는 많은 교실 수업 현장에 학습자들의 수준이 높을수록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수업에 대한 재고가 요구되어지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문맥 중심 지도 방법과 정의 중심 지도 방법은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어휘 교수법이지만 어떻게 이 두 가지를 병행하여 효과적으로 교수가 이루어 질 수 있는가에 대한 현장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이러한 어휘 교수 방법이 효율적으로 병행되어지기 위해서는 더 세부화 되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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