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배려표현을 ‘상대방과의 대인관계를 되도록 바람직한 형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언어표현으로, 동등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며 언어화되지 않은 것도 포함되는 포괄적인...
본 연구에서는 배려표현을 ‘상대방과의 대인관계를 되도록 바람직한 형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언어표현으로, 동등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며 언어화되지 않은 것도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하여 일본어 배려표현의 주요 유형과 관여형식을 추출, 각각의 배려 유발 원리와 특징을 분석하여 일본어에 나타나는 배려표현의 다양한 양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한, 배려표현은 언어 일반에 보이는 보편적 언어현상이긴 하나 각 언어별 표현양상의 차이를 예상하여 한국어와의 대조관점에서 일본어 배려표현과 이에 대응하는 한국어역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일본어 배려표현의 주요 유형과 특징을 분석하기 위한 자료로 영화 및 드라마를 대상으로 5,000개의 발화문을 데이터화하여 배려표현을 포함하는 문을 모두 추출, 유형별로 세분화하였다. 크게 형태적․어휘적․표현방식의 3레벨로 설정하여 다시 각각 9유형․3유형․3유형으로 하위분류하였다.
(1) 형태적 레벨:①비확언형 ②비직시형 ③가능형 ④수익함의형 ⑤피해함의형
⑥의문형・부정의문형 ⑦인식공유형 ⑧자・타동사대응형 ⑨경의형
(2) 어휘적 레벨:①명시형 ②완화형 ③공감형
(3) 표현방식 레벨:①중도종료형 ②첨가형 ③간접발화형
대상자료에서 각 레벨별 유형에 해당되는 용례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지적할 수 있다.
첫째, 형태적 레벨에서는 「비확언형」이 가장 많은 사용 빈도를 보였고 확언을 피함으로써 완곡하게 청자배려를 나타내는데 반하여, 「ようだ」「と思う」는 한국어역에서 무표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비직시형」에서도 「でも」를 제외한 「とか」「たり「ほど」「ほう」의 형식은 한국어역에서 무표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 일본어에서는 직접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을 피해 간접적으로 청자배려를 나타내는 반면,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애매모호한 표현보다는 분명하게 직접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자의 확고한 의지표현일지라도 처한 상황상의 가능여부를 나타내는 「가능형」은 양언어에 있어 공통적인 배려표현 전략으로 파악된다. 「수익함의형」은 청자가 베푼 이익에 대한 화자의 수익을 명시함으로써, 그리고 「피해함의형」은 피해의 사실을 간접적인 피해로 표현함으로써 청자에 대한 배려를 나타내는데, 특히 이 두 유형은 일본어만의 독특한 현상으로 파악되어 한일 양언어 간 차이점으로 지적된다. 「의문형․부정의문형」은 상대방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에 사용되어 배려를 나타내며, 부정의문형은 의문형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권유표현으로 작용하여 배려 기능을 발휘하는데 한국어역에서는 60%가 긍정형으로 대응되었다. 「인식공유형」은 청자와의 일치감 및 공감을 유도하려는 입장을 취하는 점에서 배려의 기능이 있으나 일본어의 인식공유형에 대해 한국어역에서 무표로 나타나는 경우(53.9%)는 특별히 배려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되어 일본어 쪽이 활발하게 배려의 기능을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타동사대응형」은 어느 한쪽을 취해 배려를 나타낼 수 있는 유형으로, 행위의 책임을 화자 자신에게 둠으로써 청자배려를 나타낼 때 타동사적 표현이 사용되는데, 일본어의 타동사적 표현이 한국어역에서는 자동사적 표현으로 대응되어 화자의 책임을 내포하는 청자배려표현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어의 「경의형」은 다양한 형식이 사용되어 적극적으로 배려에 관여하고 있는 반면, 한국어역은 경의형으로 대응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 어휘적 레벨에서 배려표현에 관여하는 어구도 상당수 관찰되는데, 「명시형」은 화자의 표현의도를 분명히 하는 어구를 사용하여 감사, 축하, 칭찬, 플러스적 평가 등을 표현하거나, 의뢰, 사죄, 위로, 격려 등을 나타내어 직접적으로 청자에 대한 배려를 나타낸다. 「완화형」은 크게 부정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부사류를 첨가하여 발화를 완화하는 등의 양상으로 나타났고, 「공감형」은 청자에 대한 공감을 나타내거나, 청자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한 어휘로 배려에 관여한다. 일본어에서는 정형화되고 의례적인 표현이 다양하게 사용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러한 점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표현방식 레벨에서 「중도종료형」은 문을 끝까지 말하지 않고 중도에서 종료함으로써 청자의 관여 여지를 두는 점에서 배려의 기능을 찾을 수 있다. 중도종료형의 사용 빈도는 27.0%로 도출되어 배려표현 유형 중 가장 높은 사용 빈도를 보였다. 이러한 점은 일본어에서는 청자에 대한 배려를 표현할 때 종결형보다는 중도종료형의 표현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일본어 중도종료형 배려표현에 대한 한국어역은 69.8%가 종결형으로 나타나 양언어 간 차이를 보였다. 어첨가형과 구첨가형으로 대별되는 「첨가형」은 한국어역에서는 50.6%가 첨가형으로 나타나지 않고 화자의 발화가 곧바로 시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어는 화자가 의도한 표현을 말하기에 앞서 어나 구를 첨가하여 배려를 표하는 경향이 있고, 특히 감동사류의 어첨가형은 일본어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간접발화형」은 직접적인 명령형이나 권유형을 사용하지 않고 간접적인 형태의 발화로 청자에게 행위를 유도하여 배려를 나타내는 유형으로, 일본어의 간접발화형 배려표현에 대해 한국어역에서는 직접적으로 명료하게 표현하는 경향을 보여 일본어 쪽이 간접적인 표현으로 배려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상과 같이 각 레벨에서는 다양한 유형과 형식들이 특유의 원리와 특징으로 배려표현에 관여하여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어 운용 전략으로 채택된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문법적․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배려를 나타내는 표현 양상에 있어서나 어 운용상의 전략에서도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일본어 배려표현의 주요 특징으로 중층성이 관찰되었다. 한 발화문 내에서 한 유형의 배려표현 형식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이상 유형의 배려표현 형식이 중층적으로 사용되어 다양한 형식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자료에서 배려표현 형식이 2~9회에 걸쳐 중층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33.4%나 조사되었는데, 이는 일본어가 배려를 나타내는 표현형식이 매우 발달되어 있고, 더욱이 다양한 형식을 중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보다 세밀하게 배려를 표현하는 언어임을 시사한다. 일본어에서 배려표현의 사용은 언어행위에 있어 암묵적인 사회적 약속의 하나로 볼 수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어의 다양한 형식의 배려표현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배려를 결여하게 되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저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배려표현의 적절한 사용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어 운용상의 주요 전략이 됨을 강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려표현은 별도로 개별적인 전용 형식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형식이 갖는 기본적 의미와 함의가 경우에 따라 배려표현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화용론적 레벨에서의 고찰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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