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창의적 문제해결에서의 문제발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존의 국내외 연구들에서 사용했던 문제발견 검사의 측정방법이 가지는 한계점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하여, 문제...
이 연구는 창의적 문제해결에서의 문제발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존의 국내외 연구들에서 사용했던 문제발견 검사의 측정방법이 가지는 한계점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하여, 문제발견과 통찰문제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한 대안적인 문제발견 검사를 개발하고, 타당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Wakefield(1989)의 문제발견이 통찰적 사고로 설명될 수 있다는 가설적 모형을 근거로, 문제발견을 ‘문제가 분명하게 형성되어있지 않아 올바른 해결을 보장하지 않는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상황을 스스로 문제로 인식하고, 상황을 잘 분석하여, 구조화된 질문이나 문제를 생각하고 형성하는 능력’으로 개념화하고, 통찰문제해결 과정에서의 재구조화-막다른 골목에 반응한 문제표상의 변환-를 문제발견의 측정내용으로 제안하였다.
기존의 통찰문제 분류체계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언어통찰문제의 경험적 분류확인을 통해, ‘암묵적 제약에 따른 우세한 초기표상의 의미를 덜 우세한 표상의 의미로 변환하는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문제발견의 측정내용으로 구체화하고, 세 개의 자극단어를 공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목표단어를 찾는 Mednick(1962)의 원격연합검사(Remote Association Test: RAT)의 문항형식을 토대로 문항을 개발하였다.
대안적인 문제발견 검사인 한국판-재구조화 연합검사(Korean-Restructuring Association Test: K-RAT)의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어 형태소 및 어휘 사용빈도의 분석(강범오, 김흥규, 2004)에 제시된 다른 의미의 동음이의어 각각(예를 들면, 가사(歌詞), 가사(家事), 가사(袈裟))의 사용빈도수가 10개를 넘는 70개의 동음이의어를 목표단어로 선정하였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요구하는 세 개의 자극단어를 선정하기 위해 관계 측정법, 연속적 연상법, 통제 연상법을 활용하여, 목표단어인 동음이의어 자극에 대한 우세한 의미의 연상단어 반응을 얻고, 동일한 표상의 결과에 따른 반응들을 범주화한 후, 범주화 내에서 공통적 연상빈도 백분율이 가장 높은 반응을 그 범주의 대표적인 자극단어로 선정하고, 범주화로 선정된 자극단어들의 공통적 연상빈도가 높은 순위를 근거로 세 개의 자극단어를 선정하였다. 목표단어에 대해 가장 강하게 연상된 세 개의 자극단어의 공통적 연상빈도와 개인 연상빈도의 백분율이 10%이하로 나타난 단어들은 낮은 경험의 빈도수와 높은 단어이해 수준의 언어능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삭제하였으며, 목표단어와 중첩되는 자극단어는 문제해결에서 강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삭제한 결과, 70문항 중 51문항이 개발되었다.
51문항으로 구성된 K-RAT가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에서의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타당하게 측정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x2 검증을 활용하여, 목표단어와 세 개의 자극단어간의 관련정보(동음이의어)를 지시문에 제공했을 때와 제공하지 않았을 때의 K-RAT 문항의 해결율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관련정보(동음이의어)를 제공했을 때의 해결율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때의 해결율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목표단어와 자극단어간의 관련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K-RAT가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두 조건의 해결율 차이만큼 정보제공을 하지 않은 조건에서의 K-RAT 수행이 문제해결자 스스로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활용하여 목표단어를 찾아야 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련정보를 제시했을 때 두 가지 해답의 가능성을 보인 3개의 목표단어를 삭제하여 총 48개의 문항이 개발되었다. 또한, K-RAT 문항의 구성요소인 목표단어와 세 개의 자극단어 각각의 관련도를 대응표본 t 검증을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모든 문항들에서 목표단어와 자극단어간 관련도가 자극단어간 관련도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단어와 자극단어간의 높은 관련도(M=5.94)는 자극단어들이 목표단어를 잘 대표하는 단어들로 타당하게 개발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극단어간의 낮은 관련도(M=3.29)는 자극단어간의 상대적 거리가 충분히 멀어서 자극단어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문항으로 개발되어 목표단어인 해답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을 경험하는 것을 확인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K-RAT가 목표단어인 동음이의어를 대표하는 세 개의 자극단어간의 관련성을 파악하여,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통찰문제의 구조적 특성을 가진 문항으로 타당하게 개발되었다는 것을 검증한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 충남에 거주하는 대학생 512명을 대상으로 48개 문항으로 구성된 K-RAT를 문항반응이론에 근거한 문항의 난이도, 변별도, 문항적합도, 문항정보함수를 산출한 결과, 높은 난이도와 변별도 그리고 2-모수 로지스틱 모형에 적합한 39문항의 최종 문항이 선정되었다. 검사 정보함수 그래프를 산출해 본 결과, 능력수준이 중간 수준에 있는 피험자들을 측정하는데 신뢰로운 검사로 확인되었다.
K-RAT의 외적타당도 확보를 위하여, 서울과 경기도, 충남에 거주하는 대학생 512명과 219명 대상으로 수렴타당도와 변별타당도를 각각 검증하였다. K-RAT와 Gick과 Lockhart(1995)의 개념접근 문제분류를 적용하여 이 연구에서 경험적으로 분류된 언어통찰문제와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r=.451, p<.01)을 보이고 있어, K-RAT의 통찰문제 분류체계에 따라 구체화된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측정하는 문제발견능력의 대안적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공인타당도를 확인하였다. 또한, K-RAT가 문제발견을 측정하는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포함하는 통찰문제로 변별타당도를 가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통찰문제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분석문제를 준거통제변인으로 설정하고, K-RAT와 분석문제의 공통변량인 수렴적 사고를 통제한 상태에서의 융통성, 결정지능, 유동지능에 대한 예측력을 확인해본 결과, 결정지능에 대해서는 K-RAT와 분석문제 각각이 β=.141(p<.05), β=.257(p<.01), 유동지능에 대해서는 K-RAT와 분석문제 각각이 β=.161(p<.05), β=.183(p<.01)으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융통성에 대해서 K-RAT는 β=.407(p<.01)로 유의한 영향을 주지만, 분석문제는 β=-.084(p=.209)로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RAT가 분석문제해결과는 구별되는 확산적 사고인 융통성의 독특한 예측변인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K-RAT가 분석문제와는 구분되는 통찰문제로서의 변별타당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결과이다.
이 연구에서 검증된 결과들을 기초로 연구의 의의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문제발견과 통찰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통찰문제의 재구조화가 문제발견 측정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에 대한 이론적,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경험적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문제발견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Mednick(1962)의 RAT 문항형식을 활용해서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에서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로 문제를 새롭게 형성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매우 차별화된 문제발견 검사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문제발견 측정방법은 열린 문제와 닫힌 해결에서 요구하는 통찰적 사고의 기초기제인 재구조화를 평가요소로 한다. 재구조화는 초기 문제표상의 부적절성을 판단하고, 새로운 표상으로 발견한 문제가 옳은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논리적 분석능력의 수렴적 사고와 문제가 잘못 표상되었다고 인식되면 문제의 새로운 구성요소와 구조를 발견하기 위한 확산적 사고간의 상호보완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확산적 사고만을 강조한 문제발견 측정방법과는 매우 다르다.
또한, 이러한 측정방법은 형식적으로는 간소한 형태를 띠어서 작은 시각적 지면과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으면서도 하나의 분명한 정답을 가지고 있어서 채점이 용이하다는 경제적 효율성을 가진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형태의 문항형식으로 인해 혼란변인을 잘 통제할 수 있고, 동일한 방식의 문항들은 검사의 높은 신뢰도를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문제발견 관련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창의적 문제해결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통찰적 사고와 문제발견의 기초기제인 재구조화를 구체화한 것은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 수행력 증진을 위한 매우 실제적인 의의를 가진다. 이 연구에서 개발된 개념적 표상변환의 재구조화를 측정하는 문제발견 검사 K-RAT의 적절한 조작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력 개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써의 실효성과 효과성을 높여, 학생들의 문제발견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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