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를 활용한 문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모색한 논문이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
본고는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를 활용한 문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모색한 논문이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검토해 보면, 문학은 언어·문화교육의 방법론적 차원에서만 전유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 텍스트가 한국어 언어·문화교육의 자료로 활용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소설은 시, 수필, 희곡 등에 비해 언어 사용의 구체적 맥락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언어·문화적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요소가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 텍스트 교육이 한국어 학습자의 실질적인 의사소통능력 및 문학능력 향상에 목표를 두기보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과 같은 기능적 의사소통 능력 신장에 목표를 두고 있어, 일반적인 의사소통 교육과 소설 텍스트를 통한 의사소통 교육의 변별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달리 말하자면,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 교육의 내용과 방법은 아직 체계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 내용과 방법을 설계할 때, 소설 텍스트를 중요한 자료로 선택할 수 있다. 소설 텍스트는 문학의 다른 갈래에 비해 언어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고, 언어가 운용되는 실제 맥락을 잘 구현하고 있으며, 언어적 소통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의사소통 교육에 적합하다. 또한 소설 텍스트의 구조와 그 소통방식의 복잡함은 소설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언어 양식들에 접근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본고에서는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 교육의 내용과 교육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 교육의 내용과 교육방법 모색을 위해 한국어 학습자의 소설 수용 양상과 요구 내용을 이해하고, 실제 교수·학습 활동에서 다룰 텍스트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였다. 본고에서는 고급 수준의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학습자의 소설 수용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한국어 학습자에 대한 계량적 접근을 통해 얻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 학습자들이 소설교육을 통해 어휘와 문형 및 담화 학습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대략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어 학습자들은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장편소설은 분량의 방대함으로 인해 학습자들의 소설 읽기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어교육의 특성상 단편소설을 통해 소설 텍스트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며, 본고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단편소설 <소나기>를 실제 교수·학습 활동 설계의 텍스트로 선정하였다. 황순원의 <소나기>는 국내의 많은 한국어 교재에서 수록하고 있는 작품이며,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어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텍스트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텍스트의 층위를 언어, 구조, 주제로 제시하여 각각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소설 텍스트는 소설의 언어요소와 다양한 구조요소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데, 소설의 3요소를 주제, 구성, 문체로, 소설 구성의 3요소를 인물, 사건, 배경으로 보는 소설일반론과 ‘언어학적 접근법’에서 소설의 어휘, 문법(담화), 문체, ‘내용으로서의 문학’에서 소설의 배경, 인물, 플롯, 어조, 분위기, 시점을, ‘개인적 풍요로움을 위한 문학’과 관련하여 주제에 관한 교육을 제시하고 있는 라자르의 접근법을 참고하여, 소설 텍스트의 층위를 소설 언어의 층위, 소설 구조의 층위, 소설 주제의 층위 등 세 가지의 큰 층위로 나누었다.
소설 텍스트의 세 가지 층위를 바탕으로 한국어 학습자의 소설 텍스트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 소설 언어의 층위에서는 어휘, 문형 및 담화를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텍스트 그 자체의 유의미한 해석을 유도하고, 일반적인 언어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소설의 문체를 교육 내용으로 삼을 수 있으나, 한국어 학습자는 모국어 학습자와 달리 문체를 분석 활동의 차원이 아니라, 이해의 차원에서만 수용된다는 점에서 교육 내용 선정시에는 배제하였다. 둘째, 소설 구조의 층위에서는 배경, 인물, 플롯, 어조와 분위기, 시점을 교육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한국어 학습자는 플롯이나 시점 학습을 가장 어렵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플롯이 사건(행동)을 통한 스토리의 인위적 배열이란 점을, 쉽게 말하면 스토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점 역시 소설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소설은 직접적으로 이야기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고 소설 속의 화자의 매개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보고, 누가 말하고, 누가 서술하느냐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어 학습자의 소설 텍스트 교육이 대강의 내용 이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플롯과 시점에 대한 교수·학습이 필요하며, 이것은 문학 능력과 고급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요한 교육 내용이 된다. 셋째, 소설 주제의 층위에서는 제재와 주제 이해하기를 교육 내용으로 설정하였다. 소설의 주제가 구조요소와 관련성이 있다는 설문 조사에서도 나타난 것이지만, 소설의 주제는 단순하게 작가의 중심 생각이나 작품의 배경 혹은 문화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독자 및 학습독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의미를 생성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는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에 의해 학습자들이 주제를 파악해 가는 과정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소나기>를 예시 작품으로 선정하여 한국어교육에서 소설 텍스트 교육의 실제 수업 방안을 제시해 보았다. 실제 수업 현장에서는 선정한 텍스트의 학습 목표와 학습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실제 교수·학습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여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기존의 한국어 교재와 한국어 문학교육 관련 논문에서 제시한 학습 목표와 학습 활동을 분석하고, 소설 언어, 구조, 주제 통합적 소설 텍스트 교육에 적합한 학습목표와 학습활동을 구안하여 제시해 보았다.
이와 같이 본고에서는 언어, 구조, 주제 통합적 소설 텍스트 교육을 통해 한국어 학습자의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 및 문학 능력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텍스트의 각 층위에 따라 소설 텍스트 교육의 내용을 선정하고, 그 교육방법까지 함께 제시하였다. 그러나 본고는 한국어교육에서의 문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소설 텍스트로 제한하고 있어, 다양한 문학 장르의 성격과 특징을 아울러 다루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관한 현장의 관심과 체계적인 이론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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