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이주 노동자 중 미얀마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문법성 판단 테스트와 구어 산출 과제를 통해 부사격조사 ‘에’, ‘에게’, ‘에서’, ‘(으)로’의 용법별 습득 양상을 살펴보고 습...
본 연구는 이주 노동자 중 미얀마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문법성 판단 테스트와 구어 산출 과제를 통해 부사격조사 ‘에’, ‘에게’, ‘에서’, ‘(으)로’의 용법별 습득 양상을 살펴보고 습득을 방해하는 오류 발생의 원인을 추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 진행을 위해 문항을 제작한 후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2차에 걸친 예비테스트를 거쳐 51개의 정문과 51개의 비문으로 이루어진 문법성 판단 테스트를 마련하였으며 이를 청취형으로 제작하여 5개의 한국어 교실에 있는 36명의 미얀마인 학습자에게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이어서 구어 산출 과제는 인터뷰 방식으로 수집하였고 준비된 질문에 답하는 방식, 12컷 만화를 보고 이야기를 완성하는 방식, 무성영화를 보고 이해한 내용을 회상 및 재구성하여 전달하는 방식으로 한 명당 3가지의 인터뷰를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구 문제는 문법성 판단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미얀마인 학습자의 부사격조사 습득 양상에 대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미얀마인 학습자의 문법성 판단 테스트 조사별 정답률 순위는 ‘에게’(68.98%), ‘에서’(68.82%), ‘에’(68.44%), ‘(으)로’(58.70%)의 순으로 나타나 ‘(으)로’의 습득 정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습득 정도가 높은 용법은 ‘시각과 시대/순서’를 나타내는 ‘에’(82.41%), ‘장소의 이동(출발점)’을 나타내는 ‘에서’(76.85%), ‘대상의 존재 위치’를 나타내는 ‘에’(74.07%), ‘도구․수단․재료’를 나타내는 ‘(으)로’(72.2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 밝힌 타 언어권의 학습자의 부사격조사 습득 결과와 비교할여 볼 때 ‘장소의 이동-도달점’의 ‘에’(60.65%)의 낮은 정답률은 미얀마인 학습자들 대상의 한국어교육에 이에 대한 강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두 번째 연구 문제는 구어 산출 과제에서 나타난 미얀마인 학습자의 부사격조사 사용 양상에 대한 것이었는데 ‘시각과 시대/순서’를 나타내는 ‘에’가 가장 높은 정답률을 보였으며, 대치 오류는 ‘동작이나 행위가 미치는 곳’과 ‘대상의 존재 위치’를 나타내는 ‘에’에서 높게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에게’는 전체적으로 95%의 높은 정답률을 보였으며 학습자들은 ‘한테’와 ‘에게’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서’에서는 미얀마인 학습자가 특히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 용법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음을 확인하였고 특히 ‘에서’(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를 써야 할 때 ‘에’를 사용하여 범한 대치 오류가 다른 용법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빈도수를 보였다. ‘(으)로’는 다른 부사격조사와 비교하였을 때 대체로 정답률이 낮았으며 특히 ‘도구·수단·재료’ 용법은 ‘에서’, ‘에’, ‘이/가’, ‘은/는’, ‘을/를’, ‘와/과’와 같은 다양한 조사들과 대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부사격조사에서 다른 격조사 또는 보조사로의 대치를 살펴보았는데 주로 ‘은/는, 이/가’를 써야 할 환경에서 ‘에’를 사용하여 발생한 오류와 목적격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할 환경에서 ‘에’를 발화한 오류, 그리고 목적격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할 때 부사격조사 ‘에게’를 사용함으로써 범한 대치 오류가 보였다.
이어서 문법성 판단 테스트 결과 대비 각 조사의 용법별 사용 양상을 비교하는 것이 세 번째 연구 문제였는데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을 나타내는 ‘에서’와 ‘도구·수단·재료’를 나타내는 ‘(으)로’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문법성 판단 테스트의 정답률(65.54%)이 실제 구어 산출 과제의 정답률(78.72%)보다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각 실험 내에서 세부 용법별 정답률을 비교하였을 때 습득 정도의 높고 낮음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마지막 연구 문제는 미얀마인 학습자에게서 부사격조사 사용 오류가 나타나는 원인을 찾는 것이었으며 연구 결과 몇 가지 사실을 발견하였다. 먼저 목적격조사 ‘을/를’과 주고받음의 대상을 나타내는 여격조사 ‘에게’가 미얀마어에서는 ‘[kou]’ 하나로 쓰이기 때문에 이 둘 간의 대치 오류가 양방향적으로 발생된다는 사실이며, 이어서 ‘도구, 수단, 재료’를 가리키는 ‘(으)로’가 ‘하고, 와/과, (이)랑’ 과 같은 공동격조사로 대치되는 오류 양상을 확인하였는데 이것은 한국과는 다른 미얀마식 언어 표현과 조사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미얀마인 학습자들이 한국어의 부사격조사 ‘에’와 대응된다고 알고 있는 미얀마어 조사 ‘[hma]’가 실제로 다양한 용법과 대응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사격조사 사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미얀마인 한국어 학습자가 한국어 격조사를 습득할 때 미얀마어 격조사 체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언어 내 간섭으로는 한국어에서 습득한 각 조사별 대표적인 용법에 집중하여 해당 조사가 갖는 선행 명사의 조건만 생각하고 그 외에 함께 어울리는 서술어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아 다른 격조사를 사용해야 할 자리에 부사격조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이주 노동자인 미얀마인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문법성 판단 테스트에서 나타난 부사격조사 ‘에, 에서, 에게, (으)로’ 간 습득 양상과 정답률을 살펴보고, 또 그것이 실제 구어 산출로 이어지는지 구어 자료를 수집하여 세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더불어 실제 구어에서 산출된 오류의 원인을 추측해 봄으로써 타 언어권 학습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미얀마인 한국어 학습자만의 오류 패턴을 발견하여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미얀마인 학습자들의 특징적인 습득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 교육에서 강화해야 할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 구축과 분석으로 인해 밝혀진 연구 결과가 차후 미얀마인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조사 교육 방안이나 교재 마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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