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교육과정에 나타난 다문화 교육의 성격과 내용을 살펴보고, 이것의 실현체로 볼 수 있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다문화 교육 양상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어 교과서에 나...
본 연구는 교육과정에 나타난 다문화 교육의 성격과 내용을 살펴보고, 이것의 실현체로 볼 수 있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다문화 교육 양상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어 교과서에 나타난 다문화 교육 양상을 분석하는 이유는 국어 교과서를 통해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고 국어 문화를 정립하며, 더 나아가 한국의 사회와 문화를 인식하고 계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타난 다문화 교육의 양상을 분석한 후, 교과서에서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할 점들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과정안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내용을 설정하였다.
첫째, 7차 교육과정과 개정 7차 교육과정을 다문화 교육과 관련하여 비교․분석한다.
둘째, 개정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을 영역별로 나누어 다문화 교육과의 관련성을 분석한다.
셋째, 고등학교 10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제재들의 다문화 교육과의 관련성을 파악한다.
이와 같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담론과 연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국가수준의 교육과정과 국어 교과서에 대한 고찰을 통해 국어 교과서의 내용과 구성은 다문화 시대의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교육은 교육과학기술부, 시도교육청, 학교, 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들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가 2006년과 2007년에 제안한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계획’이 다문화 교육을 국내에 도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 영향을 주었고 다문화 교육이 공교육의 체계 속에서 전국적인 단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다문화 교육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국가 수준에서 다문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다문화 교육은 그 개념에서부터 교육 내용, 교육 목표, 교육 이념 등은 명확한 기준 없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점에서 현재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의 다문화 교육은 다수를 위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따라서 다수를 위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인 개정 7차 교육과정에서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요소를 살피는 것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개정 7차 교육과정과 국어과 교육과정, 고등학교 10학년 국어 교과서를 다문화 교육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2009)가 제시한 다문화적 내용요소 분석틀을 기준으로 삼아 교과서 내용 분석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교육과정에서는 첫 번째, 다문화 교육이 범교과 학습의 주제의 하나로서 다른 범교과 주제들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두 번째, 범교과 학습의 경우 단위학교에서 선택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다문화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는 것, 세 번째, 다문화 교육이 정규 교과 시간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재량활동 시간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현행 16종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서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요소를 추출하고 다문화 교육적 제재의 지문을 분석하였다. 16종 교과서의 전체 지문의 수 740개 중 다문화 관련 제재는 20개로 2.7%였다. 국어교과는 언어와 문화 등을 다루는 교과로서 교과서에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등 여러 가지 제재들을 안배해서 실어야 한다고 할 때,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제재의 비율이 2.7%인 것은 이전보다는 증가한 비율로 볼 수 있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요소가 교과서에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듣기, 말하기는 각각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제재가 4.1%, 4.8%로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문화와 관련된 현상들을 주로 제재로 다루고 있다. 그 형식에 있어서도 토론, 보고, 방송보도 등 음성 텍스트에 기반한 다양한 제재들이 선정되었다. 다만 본문 학습이 끝난 뒤에 이루어지는 학습활동의 내용과 편집 위치에 관한 부분에 보완할 점이 있었다.
읽기의 경우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제재의 비율이 8.4%로 다른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읽기 제재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쓰기의 경우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제재의 비율은 4.3%로 다양한 쓰기 활동을 다루고 있다. 다만 학습활동 중, 쓰기 활동의 주제가 보다 다문화 사회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띠는 것들로 제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문법의 경우 한국어의 고유한 특징과 관련된 내용만을 다루고 있어 다문화적 요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로마자 표기법을 다루고 있는 부분에서 비교언어학적인 요소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학의 경우는 학생들의 인지적․정의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현재의 1.2%의 지문 비율을 좀 더 확충할 필요성이 있으며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제재의 발굴과 다문화 교육과 관련된 외국문학의 활용이 필요하다.
다문화 교육과 관련해서 현행 고등학교 16종 국어교과서에는 한국내의 다문화 현상에 대한 인식과 이러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제재들이 적절하게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적인 상황과 관련이 있는 나라, 예를 들어 베트남, 필리핀 등의 문화와 그 나라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제재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선정된다면 학습자들이 다문화 사회에서 타문화를 이해하고 타문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좀 더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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